모노트리 작곡가들이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

 

일반적인 궤도를 벗어나 스스로 영역을 넓혀가는 이 시대의 오디티들의 이야기 '오디티 토크'. 지난 7월 5일, <변화하는 음악 씬, 진화하는 작곡가>라는 주제로 모노트리(MonoTree)를 이끄는 세 명의 수장 황현, 이주형, G-high 프로듀서와 함께 했습니다. 모노트리는 레드벨벳 ‘Blue Lemonade’, 이달의 소녀 ‘Butterfly’, 온앤오프 ‘사랑하게 될 거야’, 임한별 ‘이별하러 가는 길’, 정승환 ‘우주선’ 등을 작업한 K-Pop 프로듀싱 회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로듀싱 그룹, 모노트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이어 행사 2부 내용 ‘앞으로의 모노트리’ 이야기를 다룹니다.


2부 - 앞으로의 모노트리

1. 작곡가들이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

안녕하세요. 모노트리의 G-high, 황현, 이주형입니다.

G-high(이하 G): 모노트리에서는 작년 12월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뒤풀이라는 코너에서 작업한 곡 설명과 세션, 노하우 같은 것들을 얘기하죠.

처음 시작은 되게 간단했어요. 리프레시 의미도 있었고, 제가 말이 많은 편이라 황현 작가랑 대화하면 쓸데없는 수다를 많이 떨거든요. 만담처럼 유튜브로 해봐도 좋겠다는 얘기가 나와서 가볍게 시작하게 됐죠.

황현(이하 황): 저희가 만화 얘기를 심각하게 하는데, 추대관 작가가 한심하게 쳐다 보더라고요. 이런 걸 유튜브로 옮겨봐도 재밌겠다는 얘기가 나왔죠.

모노트리 유튜브

모노트리 유튜브

G: 노래 들을 때 스토리를 알면 더 잘 듣게 되잖아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나온 곡이 더 와 닿는 이유도 곡이 나오기까지 스토리를 다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이야기와 연결 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시대인 것 같아요. 옛날에 음악은 소유 개념이었어요. 테이프 사고 CD 사서 소유해서 들었죠. 인터넷 발달하면서 음악사이트에서 스트리밍 하다가 이제는 유튜브 같은 영상 음악 시대로 왔다고 생각해요.

저도 음악 들을 때 CD로 안 듣고 유튜브로 들어요. 여러분도 유튜브에서 음악 많이 들으실 텐데, 그렇게 시대가 변한 것 같아요.

영감 받았던 것 중에 앤더슨 팩 노래가 있어요. 음원이 발매되지 않은 상태에서 애플 광고로 먼저 나와서 유튜브에서 많이 들었어요. 이처럼 다음 시대로 넘어가는 게 아닐까 해요.

저희가 곡 설명 쓰는 포맷이 있어요. ‘빠른 템포의 어반과 알앤비가 어우러졌고 폭발력을 가지고…’ 이런 식으로 정형화해서 쓰죠. 이런 것보다 좀 더 생생한 곡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1부는 곡 작업할 때 에피소드를 말하고, 2부는 세션을 공개해요.

황: 최근에는 스트링 악보를 공개해보자는 얘기도 나왔어요.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G: 교육 목적은 아니에요. 곡에 이런 것들이 들어가 있고, 좀 더 재밌게 들으시라는 소통 창구 개념이죠.

저희 말고도 많은 작곡가들이 하고 있는데, 영상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플랫폼에 갈증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곡을 팔고 멜론에 올라오는 식이었다면, 요즘은 곡 쓰고 유튜브에 바로 올리고 대중과 소통하는 게 가능한 시대예요.

황: 음악 배울 때 알고 싶은데 몰라서 답답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제가 맨 처음 작곡가 하고 싶었을 때도 그런 정보가 되게 없어서 고생 하면서 배웠어요. 그때 일본 가서 교재 구해서 보고 그랬는데, 우리나라엔 그런 정보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뒤풀이 2부에서 그런 정보를 많이 알려드리려 해요. 여기서 이 소리가 나기까지는 되게 많은 변수가 있어서, 가감없이 얘기를 해주는 방향으로요.

G: 예전에는 음악이 중심이 되고 영상, 안무가 있었다면, 지금은 삼위일체가 되는 시대 같아요. 작곡가도 거기에 맞춰서 변해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유튜브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이에요.

황: ‘이렇게 하면 뭐가 생기겠지’라고 해서 시작한 건 아니에요.

어떤 일이든
‘어, 저거 내가 하려고 했는데’만큼
바보 같은 말은 없는 것 같아요

일단 한 번 올려보자고 해서 올리다가 아이디어도 생겨나고 발전하는 거죠.

저희가 미래를 준비하는 하나가 유튜브고, 그 다음 새로운 콘텐츠로 생각하는 게 있어요.

KakaoTalk_20190717_200906528.jpg

2. 모노트리만의 창의성 해소법 만들기

이주형(이하 이): 직업 특성상 계속해서 제작사 의뢰를 받고 경쟁을 하다보니, 진짜로 모노트리 작가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창의성을 해소하고 발산할 수 있는 창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본인이 직접 아티스트가 된다면 그것도 지원할 계획이 있고요. 저희 직업이 작곡가니까 제작 쪽은 잘 모르는데 제작도 지원하려 해요.

제가 스타트를 끊었는데요. 싱어송라이터 적재를 좋아해서 작업 제안을 했어요. 음악은 거의 준비가 됐고, 공연장에서는 이미 부르는데 곧 결과물이 나올 것 같아요.

G: 적재를 시작으로 소속 아티스트 없는 제작을 이주형 작가가 해요. 원래는 아티스트가 있어야 제작과 매니지먼트를 하는 구조인데, 아티스트 없이 제작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죠.

이: 음악도 기획사 방향이 아닌 작가 개인이 하고 싶은 방향으로 해요.

G: 이런 시도가 아티스트와의 경계를 허무는 과정 같아요.

황: 이것 또한 이런 생각을 하다가 ‘해보자’라고 해서 시작했어요. 적재만의 색깔도 아니고 모노트리만의 색깔도 아닌 특이점을 찾아보자고 했죠.

2019 적재 콘서트 포스터

2019 적재 콘서트 포스터

이: 저희 입장에서도 많은 도전이었죠. 저는 음악 잘하는 분과 협업 하는 걸 좋아해요. 저도 창작의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에 스스로 지루해질 수 있어서 계속 리프레시를 해요.

황: 작업해서 어떤 가수를 위한 곡을 팔아보자고 할 수도 있지만, 이 둘이 작업해서 회사에서 안 살 것 같은 음악을 만들고 우리가 직접 파는 방향으로 선회 하게 됐어요. 제작사에게 주는 곡은 완벽히 우리가 하고 싶은 곡을 할 수는 없거든요. 음식처럼 어떤 소스가 들어가고 어떤 맛이 들어가야 사람들이 찾게 되니까요.

G: 저희는 부탁을 받는 편이에요. 그런데 제작을 하니까 저희가 부탁하는 입장이 되더라고요.

이: 부탁드리겠다는 메시지를 이번에 처음 보낸 것 같아요.

G: 제작은 다른 레벨의 비즈니스라는 걸 실질적으로 느낀 계기였어요.

황: 저도 기대하고 유심히 지켜보고 있어요. 적재로 시작하는 모노트리 새로운 콘텐츠도 기대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에서 말한 유튜브와 섞일 수도 있고, 만약 잘 안되면 잘 되는 방향으로 좀 더 진화해 나갈 거예요.

저희 3명은 전부 양극단에 있기 때문에 되게 도움 될 때가 많아요. 그 사이에서 많은 모노트리 작가님들이 도와주고 있고요.

이 업계에서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하는 것이 저희에게 남겨진 숙제 같아요.

세상이 변하면서 분업화가 되잖아요. 그러나 전통적인 의미에서 작곡가가 하는 일만 하면 위기감이 생기더라고요.

이 영역과 저 영역을 넘나들어야
이곳에서의 리더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요.

모노트리가 참여한 앨범들

모노트리가 참여한 앨범들

G: 작곡뿐 아니라 다른 영역도 계속 물음표를 만들어가는 시대예요. 모노트리는 그 물음표를 계속 간직하고 도전해나가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이: 음악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방안에 처박혀 있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잖아요. 저희 모노트리 작가들이 음악 외적으로도 다양하게 스트레스 푸는 활동을 해야 건강하게 음악 작업도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황: ‘너희는 안될 거야’라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때 ‘너희 잘 될 거야’라는 말을 들었으면 오히려 이렇게 안 됐을 거예요. 잘 되는 방향은 뭘지 계속 고민하면서 발전한 것 같아요.

저희는 ‘안될 거야’라는 생각을
계속 해보려 해요.

거기에서 되는 방향은 뭘지 고민하는 것이 성장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지금 케이팝은 선두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 같은 프로듀싱하는 사람들이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는 무게감도 있어요. 여러가지 콘텐츠가 있지만 모노트리는 결국 음악회사이기 때문에 음악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Q&A

Q. 음원 성적 관계 없이, 내가 봐도 잘썼다는 곡이 있나요?

G: 저는 다 좋은데, 결국 제 마음 속에 남는 곡은 대중이 많이 사랑해준 곡이더라고요. 지금은 이달의 소녀 Butterfly예요.

황: 온앤오프의 사랑하게 될 거야. 또 하나는 이달의 소녀 여진의 키스는 다음에. 이런 곡은 대한민국에서 저밖에 못하는 곡 같다는 확신이 들어요. (웃음)

이: 저는 태연 씨가 불렀던 ‘먼저 말해줘', ‘When I Was Young’, ‘겨울나무’가 가장 저다운 곡들이었어요. 많이 좋아해주시기도 했고요.

Q. 작곡 의뢰를 먼저 받지 않고 노래 만들 때 특정 아티스트를 생각하고 만든 적이 있나요? 그래서 주인을 잘 찾은 적이 있는지 혹은 반대인 적이 있는지 궁금해요.

황: 모두 Yes. 최근에 나온 정승환 씨의 우주선은 원래 정승환을 위해 만든 곡은 아니었어요. 정승환이 불렀을 때 마치 제가 속을 정도로 ‘그 당시에 이 곡을 안 쓰게 돼서 아쉬웠지만 결국 주인을 찾았구나’ 싶었죠.

잘 맞았던 곡으로 여진의 키스는 다음에도 있어요. 저 혼자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는데 제 주인을 찾았죠.

G: 레이디스 코드 Galaxy요. 레퍼런스 곡 없이 느낌만 말하고 작업했고, 큰 기대를 안했어요. 그런데 소속사에서 선택해서 제가 오히려 놀랐죠. 대중음악상 후보에 올라서 기쁘기도 했고요.

이: 태연의 When I Was Young이요.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이미 완성을 해둔 곡이었는데, 카라 해체 전 마지막 앨범 발라드 곡으로 드렸다가 앨범 자체가 무산이 되면서 결국 태연에게 간 곡이에요. 아티스트에 맞게 멜로디는 대거 수정했습니다. 

Q. 모노트리가 작사 활동도 많이 하는데, 작사할 때 영감 받는 거나 가사 잘쓰는 노하우가 있나요?

이: 저는 제 얘기를 많이 쓰는 편이에요. 작사를 잘한다기보다는 메모를 많이 해서 그대로 가사에 붙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작사 부탁했을 때는 잘 못하는 편이에요. 제 노래 위주로 쓰죠.

황: 저는 작사만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작사는 내 이야기를 조금 더 친절하게 푸는 거라고 생각해요. 곡 쓰는 거랑 비슷하죠.

큰 길 건너 편에 있는 사람을 설득시킨다고 생각해 봐요. 이 이야기를 설득시키려면 더 크게, 더 과장해서 해야 하잖아요. 그 사람을 설득시키기 위한 작전이 필요하고요. 그러다보면 평소에 잘 안 쓰는 말을 쓸 수도 있고, 진부할 만한 표현은 걸러내죠.

제가 소녀시대 Goodbye 작사만 참여했는데 코러스 가사 중에 ‘밤새 나눈’, 젖은 그 눈빛’, ‘우리의 백야 속’이라는 가사가 있어요. ‘백야 속, 백야 속’ 하다보니 ‘베개 속’ 이라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해서 이런 점을 잘 살리려 했어요.

G: 저희가 가사 쓰는 방식이 너무 많이 달라요. 이주형 작가는 자기 내면 이야기를 진솔하게 쓰는 경우가 많고, 황현 작가는 상대방과의 소통과 이야기 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하죠.

저는 가사가 많이 약한 편이에요. 영어로 데모를 대충 짜고 가사를 나중에 붙이는데, 가사 쓸 때 판타지 이야기를 많이 해요. ‘Take me to the Galaxy’처럼. 지하에서 떠나서 집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죠. (웃음)


Q. K-Pop에서 세계관이 중요해졌는데요. 음악 감독으로서 참여할 때 세계관을 어떻게 염두하고 곡을 쓰나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해요.

G: 이달의 소녀가 세계관이 강한 팀인데, 우연히 맞은 것도 많아요. 반대도 있고요. 이달의 소녀 이브 곡을 작업할 때는 곡을 먼저 만들고 가사를 붙였어요. 가수 이름이 이브라고 하니 크리스마스 이브가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D-1이라는 곡을 썼죠. 근데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10114815_1000.jpg

황: 온앤오프는 스토리를 짜고 가서 모든 곡을 연결해요.

그리고 세계관까진 아닌데, 동방신기 노래 중에 항상 곁에 있을게라는 곡이 있어요. 팬 이벤트 슬로건을 보고 팬 송 영감을 받았죠. 그게 콘서트 자체의 세계관이 돼서 앵콜로 많이 부르는 곡이 됐어요.

Q. 커뮤니티 사이트는 많이 보세요?


황: 되게 많이 보고 있고요. 더쿠가 아이디 가입이 안 돼서 검색을 못하더라고요. 실시간으로 보다가 제가 작업한 가수 이야기가 나오면 유심히 보죠.

Q. 파트 분배가 중요하잖아요. 회사 픽 멤버와 본인 픽 멤버가 있을 때 어떤 점이 다른지, 본인 주장을 밀고 나가는지 궁금해요.

황: 무조건 회사 픽이요. 회사는 저희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을 더 많이 보고 있어요.

G: 옛날에는 쭉 불러보고 그중에 고르는 경우도 많았는데 요즘은 회사에서 A&R 분들이 미리 짜 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다고 저희 의도랑 벗어나는 경우가 많진 않아요. 최종적으로는 회사 픽으로 가고, 기본적으로 스무스하게 얘기하는 편이에요.

이: 저는 아티스트분들이 직접 파트를 정하고 그 부분 가사도 본인들이 직접 쓰는 걸 봤어요. 특이 케이스죠. 멤버 자신들 이야기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진행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Q. A&R과 음악 쪽으로 안 맞으면 의견 조율을 어떻게 하시는지, 특징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황: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긴 해요. A&R이 먼저 컨셉 잡고 진행하는 경우에는 저희가 최대한 맞춰드려요. ‘저희는 이런 식으로도 생각해봤어요’라고 한번 꼬아서 접근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작곡가 입김이 레이블을 잡아먹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G: 저희는 아티스트이지만 철저히 스탭이기도 해요.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분야다보니 아티스틱함이 중요하긴 하지만 실무적으로는 많이 맞추려 해요.

프로듀싱의 여러 형태 ex) 이달의 소녀 ©모노트리

프로듀싱의 여러 형태 ex) 이달의 소녀 ©모노트리

Q. 작곡가로 어떻게 데뷔하셨나요? 음악 전공을 하셨는지, 어떻게 메이저 엔터사와 작업하게 되셨는지 과정이 궁금해요.

이: 저는 여주대 실용음악과 작곡 전공인데요. 사실 졸업하고 너무 막막해서 편입 학원을 다니기도 했고 게임 음악, 핸드폰에 들어가는 음악 작업도 했어요. 이쪽은 내 길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이럴거면 여기저기 찔러보자고 생각했죠. 운 좋게도 황성제 작곡가가 듣고 연락 주셔서 작곡가 친구들 사이에서는 금수저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해요.

G: 저는 철학과를 나왔어요. 음악 전공이 아니었고, 음악 하기로 결정한 시점도 대학 졸업할 때였어요. 저는 이주형 작가랑 같이 황성제 작곡가 밑에서 시작했어요. 황성제 작곡가라는 좋은 사람과 함께 작업한다는 게 금수저였죠. 저는 지인을 통해 소개 받아서 일하게 됐는데, 갑자기 일이 떨어진 거예요. 처음에는 좌충우돌했지만 정말 운이 좋았죠. 제 인생 운을 그 때 다 쓴 것 같아요.

황: G-high 작가는 프로 작곡가 준비하는 분들에게 귀감이 되는 부분이 있어요. 늦은 나이에 시작했고, 피아노도 잘 못쳤고, 대학교 4학년 때 실용음악과 시험 보고 떨어지고... 그랬을 때 저 같으면 자존감과 멘탈관리가 안 됐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입봉이 저나 이주형 작가보다 늦었는데, 그 어려운 시기를 뚫고 지금 이 자리에 선 거잖아요. ‘지금 나는 피아노도 잘 못하는데, 컴퓨터도 잘 못하는데’ 이런 말을 하기에는 G-high 작가가 너무 잘해서, 그런 분 만나면 G-high 작가 얘기를 많이 해요.

저는 대학교 때 정재형 님 밑에서 영화음악 어시트턴트를 했어요. 한 번은 정재형 님 공연 어시스턴트를 했는데, 거기에 일본 프로듀서가 왔어요. 그때 데모 CD를 가지고 다녀서 전달했죠.

근데 다음날 메일이 왔어요. 한국어 통역하는 사람이 있으니 만나자고 했죠. 그렇게 일본에서 곡이 먼저 발매된 희한한 케이스예요. 제가 그때 데모 CD를 안들고 다녔다면 그런 일이 없었겠죠? 그래서 저는 작곡 꿈나무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어요.

그냥 덤벼라
그리고 항상 준비하고 다녀라

Q. 작곡가로 일하며 가장 기뻤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G: 여태까지 제일 기뻤던 적은 입봉할 때였어요. 입봉을 하고 싶어하는 동생들을 많이 보는데,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하지만 저도 똑같은 시기가 있었죠.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입봉이 빠른 편은 아니었어요. 카라의 몰래몰래라는 곡으로 입봉 했는데 그 순간 음악을 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았어요.

이: 저는 이 직업 시작한 게 너무 행복했기 때문에 작곡가가 됐을 때요.

황: 저는 저번 주에 행복한 순간이 있었어요. 마지막 데모를 만들고 메일 보낼 때 기분이 되게 좋거든요. 제가 어떤 한 획을 그은 것 같아요. 물론 한 달 지나면 그런 생각이 없어지지만요.

지난 주에 데모를 만들었는데 제가 하던 거랑 좀 다른 스타일로 만들었어요. 사운드나 가사나 좀 더 진보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 아직 나 계속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일 어떤 데모를 만들게 되면 내일 또 기쁠 것 같아요.


빠르게 시대 흐름을 파악하고, 변화 속에서 새로운 시도를 가볍게 시작하는 모노트리. 생각만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행하며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흥미로운 프로듀싱 그룹, 모노트리가 더 궁금한 분들은 매주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오는 모노트리 유튜브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저 역시 한 명의 팬으로서, 앞으로의 모노트리를 응원하겠습니다. :)

andrea_magazine.jp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