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해지는 플레이리스트

 

지난달 오디티 스테이션은 100호를 맞아 구독자 여러분에게 사연과 음악을 받았어요. 오디티 스테이션은 “읽는 라디오”와 비슷한 느낌이 있는데요. 여러분의 사연과 음악이 궁금했고, 한편으론 코로나 19로 일상에 변화가 생기고, 쉽게 암울해지기 좋은 시기에 작게라도 마음이 밝아졌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며칠간 100명이 넘는 분들이 따뜻하고, 훈훈하고, 뭉클한 사연과 음악을 보내주셨습니다. 오디티 스테이션에 특집을 통해 3번에 걸쳐서 전달 드리기도 했죠. 저희만 보기에는 아까운 사연과 음악을 오디티 매거진을 통해 추가로 더 공유합니다. 참여해주신 분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


오디티 스테이션 구독자들의 음악과 이야기

📡 끼멩이 님의 음악과 이야기: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간호사인 엄마는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 때문에 외출하는 것에 예민한 엄마가 병원의 정원에 핀 개나리를 보며 예쁘게 웃는 사진을 찍어 보내왔어요. 그러면서 엄마는 ‘이런 재난 상황일 수록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을 해주셨어요. 사진과 엄마의 카톡을 읽으면서 이런 재난 상황이 오니까 느끼는 내 주변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 잘 표현해 주는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더 많이 사랑해주고 함께 해주고 웃어주자. 그러고 싶다’고 말해주는 것 같달까요!


📡 상담을 전공했지만, 상담이 제일 어려운... 상담 빼고 다 잘할 수 있는 DACAPO 님의 음악과 이야기:

누군가의 마음 지킴이가 되는 것. 몇 달 전,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에게 "나의 마음 지킴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마음 지킴이라니 단어부터 따뜻하지 않나요? 동화 속에서만 나올 것 같은 단어를 선물해준 그분이 실은 최고의 마음 지킴이라 내가 이 단어를 품어도 될까 며칠을 고민했는지 몰라요. 

하지만 이 따뜻하고 귀여운 문장을 어떻게 품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고민하다 냉큼 마음 지킴이라는 단어를 마음에 품기 시작했고, 제 주변의 마음 지킴이들을 찾아다녔죠. 그러고 소리내 전했습니다. 

"너는 내 마음 지킴이야" 하고-

제가 받았던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그 단어를 전하고 다니는 중이에요. 마법 같은 단어잖아요. 

마음과 지킴이… 마치 '동화' 노래에 나오는 ‘그대 뿔이 멋지네요’라는 문장이 저의 마음을 안아주고 지켜준 응원의 문장이라 소개하고 싶습니다. '◡'


📡 lim 님의 음악과 이야기: 

저는 우울해지면 벗어나려고 하기보다는 우울감에 잠시 빠져서 왜 우울한지 들여다보려고 해요. 이 노래는 학교에서 새벽 네다섯 시쯤 야작을 끝내고 들어가는 길에 많이 들었는데, 가사가 꼭 마땅한 결과물도 없는 채로 돌아가는 무능한 내 모습 같아 새벽 감성에 잔뜩 취할 수 있었어요. 집에서 문득 떠올라 들었는데 새벽 냄새, 찬 안개, 잠에 취해서 걸어가던 모습 같은 게 떠오르면서 ‘그때 되게 열심히 살았구나…’ 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답니다.


📡 이 힘든 시기에 직장을 얻고 여친을 잃은 제로썸보이 님의 음악과 이야기:

이 노래가 이래서 오래 살아남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영원하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들던 애인과 헤어지고 노래를 듣는데, ‘네가 준 빛나는 마음 덕분에 나는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 거야’라는 말이 참 위로가 되더라고요. 고마운 마음으로 그녀를 기억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잠시나마 마음이 환해지던 4분 40초였습니다. ㅎㅎ


📡 오디티 스테이션 1호부터 쭉 챙겨보고 있는 이사벨 님의 음악과 이야기:

우울할 때 과거 행복했던 장면들이 떠오르는, 추억이 있는 곡을 들으면 좋다고 하더라고요. <싱스트리트>는 저랑 남편이랑 연애할 때 본 첫 영화인데, OST가 너무 좋아서 한동안 데이트할 때마다 차 안에서 들었어요. 특히 ‘UP’이란 곡을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밴드 하던 추억이 떠오른다며) 남편이 유독 좋아해서 프로포즈할 때도 브금으로 깔렸던 기억이... ㅎㅎ 다시 들어도 데이트할 때의 몽글몽글한 기분이 나서 벚꽃 시즌에 집콕하고 있는 요즘 자주 들고 있어요. :)


📡 혜지 님의 음악과 이야기: 

1996년에 만들어진 곡이에요. 그리고 24년이 흘렀어요. 이 곡은 기쁠 때, 힘들 때, 그럴 때마다 저에게 힘을 주고 '행복'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곡이에요. 간혹 이 곡을 추천하면 오래된 곡, 아저씨들이 부르는 곡이라고 외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오래된 곡이 아직까지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숨 쉰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생각해요! 

모두 가라앉고, 힘들고, 외롭고.. 그럴 때마다 '그럴 때마다'를 들어주세요. 같이 행복해져요, 우리!


📡 클래식 감상을 위한 여행을 좋아하는 안유진 님의 음악과 이야기:

‘부활’이라는 제목을 가진 말러의 2번 교향곡이에요. 제 마음이 바닥을 칠 때마다 듣던 음악인데, 5악장의 후미에서 솔리스트들과 성가대가 부르짖는 가사가 정말 좋아요.  ‘나는 살기 위해 죽으리라’라는 가사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


📡 나무🌳 님의 음악과 이야기:

코로나 19 때문에 사람들이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요즘, 이유 없이 슬퍼지고 맘이 무거운 누군가를 토닥여주는 노래예요. 이 곡의 포인트는 공감인 것 같아요. 네가 느끼는 감정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어떤 연대가 느껴진달까요. 제목이 ‘Zero O'clock’인 만큼 자기 전에 이 노래를 들으면 무기력함이 조금은 사라지고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많은 분이 이 노래로 부디 좋은 꿈을 꾸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린 분명 더 행복해질 거예요.😊


📡 공원 님의 음악과 이야기: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노래입니다. 특히 노래 중간에 나오는 ‘내가 염소를 선물할게’라는 가사가 너무 사랑스러워요. 노래를 들으면서, '지금 내가 이 노래를 선물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집에서 니나 시몬 LP를 들었는데,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 소리가 들리는 LP였어요. 아무것도 안 하고 침대에 기대 음악을 듣는데, 너무 행복해서 음악이 끝나고 박수 소리가 들릴 때 저도 힘차게 손뼉을 쳤어요. 박수를 치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 외로움이 진해지는 밤마다 새벽 감성 음악 들으면서 가까스로 잠이 드는 음덕 님의 음악과 이야기: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사람 만나기도 쉽지 않은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친구'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연락할 사람이 없어서 외로울 때 이 노래로 친구 같은 누군가가 곁에 있는 느낌을 받았으면 해요. 멜로디도 경쾌하고 가사도 귀여워서 절로 미소가 지어질 거예요! 요즘 친구들끼리 소소하게 웃고 떠들던 시간이 그리울 때가 많은데, 어제가 만우절이라 오랜만에 톡방이 장난 섞인 대화로 가득 찼어요. 같이 웃고 떠들다 보니 그때로 돌아간 거 같아 기분이 좋았네요!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플레이리스트

여러분이 보내주신 음악은 모두 총 3편의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함께 들어요. :)

오디티 스테이션 100호 특집 Vol.1


오디티 스테이션 100호 특집 Vol.2

오디티 스테이션 100호 특집 Vol.3


스페이스오디티 3주년 기념 선물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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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오디티의 핵심가치 아트웍으로 만든 스티커와 미니 포스터를 신청해주신 분들에게 보냈습니다. 예상보다 길었던 제작 기간과 5월 연휴로 인해 선물이 늦어진 점 양해 부탁드려요. 조만간 받으실 수 있을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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