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할 때 영감을 얻는 것들 : 밖에서 뭐 하고 다니니 [브레드 편]
스페이스오디티는 외롭게 우주를 유영하는 오디티들을 충분한 교신으로 궤도에 안착시키고, 임무 수행 후 지구로 안전하게 귀환하도록 돕는 스페이스 테스크 그룹이자 우주정거장입니다. 그리고 스페이스오디티에는 오디티의 곁에서 그들을 서포트하는 요원들이 있죠. 하지만 우리의 요원들도 저마다의 우주를 탐험하고 있는 ‘오디티’입니다. 지금까지는 요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드리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주자는 아마 스페이스오디티에서 가장 박학다식한 요원일 겁니다. ‘브레드’인데요. 그는 종종 ‘이런 건 도대체 왜 알고 있는 거야?’ 싶은 것들을 진지하게 이야기해 다른 요원들을 놀라게 하곤 해요. 오늘도 자신의 우주 곳곳을 탐구하고 탐험하는 우리의 브레드 요원에게 교신을 보냅니다. 응답하라 브레드!
맡은 업무를 소개해주세요
스페이스오디티의 비디오와 관련된 모든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외부) 브랜드와 협업할 때 비디오 파트를 담당하는 거예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프로젝트를 수주했을 때나 프로젝트를 제안할 때 브랜드를 위한 광고, 뮤직비디오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비디오 콘텐츠를 제작하는데요. 그 콘텐츠를 기획하고 그에 맞는 비디오 디렉터를 찾아요. 그 후에 해당 디렉터가 잘 제작할 수 있도록 프로듀서로서 참여합니다. 프로듀서가 관여하는 업무는 콘텐츠 기획을 시작으로 컨셉, 제작 관리(일정, 예산, 방향성) 등이 있습니다.
지금은 무얼 하고 있나요?
외부 파트너 프로덕션과 ‘아지트라이브 시즌 2’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즌 1을 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 CJ문화재단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가는 음악 라이브 시리즈입니다. CJ문화재단에서는 매년 지원사업의 형태로 ‘튠업’ 뮤지션을 선정하고 있는데요. 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라이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그 시작이 궁금해요
뮤지션의 아지트는 그들의 연습실이나 방 같은 곳이지 않을까 하는 발상에서 시작했어요. 그래서 휴대폰 혹은 PC의 화면 비율에 딱 맞아떨어지는 세트를 만들었고 그 아지트에 시청자들이 초대됐다는 설정으로 제작하고 있죠. 우리가 아지트로 설정한 공간은 뮤지션의 상상력에 맞게 다양하게 만들고 있어요!
매번 다양한 변화를 주는 것, 어렵지 않아요?
어려워요. 스태프 모두가 어려워하죠. 하지만 매번 다른 아이디어를 내는 게 어렵다는 건 아니에요. 공간적 제약, 제작비의 한계 때문에 변신하기 쉽지 않다는 점, 그것이 어려운 거죠.
아지트의 설정이 어떤 과정으로 결정되는지 궁금해요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게 많아요.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뮤지션이 정한 곡을 스태프들과 공유하고 많이 들어보는 거예요. 그 후에 전체 스태프 회의를 하는데 거기에서 각자 생각한 콘셉트들을 쏟아내죠. 모든 스태프가 참여할 수 없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각 파트가 기술적이나 예산 활용 범위 안에서 구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요. 그러다 보면 효율적인 진행을 고려한 콘셉트가 나오죠. 여기서 효율적이라는 건 하루에 3~4팀이 5~6개의 작품을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영감은 어디에서 얻어요?
아이디어는 굉장히 산발적으로 나와요. 함께하는 감독님들이 각각 패션 필름, 공연 연출자로 활동하시는 분들인데 각자의 영역에서 작업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패션 브랜드의 쇼윈도나 설치 미술 등에서 참고하기도 해요. 하지만 참고는 참고일뿐 곡을 들으며 떠오른 영감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다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이후에 그것을 구현할 방법을 레퍼런스에서 찾고요.
제가 영상을 만들기 전에 영감을 얻는 건 열심히 보는 만화책이나 영화, 좋아하는 작가의 사진이나 그림에서에요. 아지트라이브를 제작하기 전에는 정말 많은 해외 라이브 채널을 구독하고 들여다봤지만 정작 동일한 콘텐츠에서 영감을 얻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냥 구조를 참고하거나 어떤 요소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를 더 많이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아요.
“상상을 제한하지 않기 위해 무관심한 듯 말하려 애쓰고 가이드라인을 주기 위해 아이디어를 준비해 가요”
산발적인 아이디어를 하나로 모으는 게 굉장히 어려울 것 같아요. 브레드만의 커뮤니케이션 노하우가 있을까요?
어떤 사람들과 일하느냐에 따라 다른데요. 시즌 1에서는 많이 들어주고 제작팀이 원하는 대로 작업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그때까지는 파트너사나 참여하는 뮤지션이 원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았고 제작된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작팀이 최대한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조율했죠. 파트너사에는 제작팀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해당 콘셉트가 시청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잘 설명하려 했고요.
하지만 시즌 2가 되면서 상황이 많이 바뀌었어요. 이제 파트너사나 뮤지션 모두 결과물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고 모두가 상상하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됐어요. 하지만 우리는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의 성과를 내길 바라고 있죠. 그래서 다각도의 피드백을 주고 받아요. 그중 우리가 실현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류하고 어느 쪽이건 설득해야 하는 게 제 임무죠. 사실 대부분은 제작팀을 설득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임을 져야 하는 프로듀서로서 가이드라인을 강하게 말하고 있고요.
여기서 노하우라면 최대한 창작하는 사람의 상상을 제한하지 않기 위해 무관심한 듯 말하려 애쓰고 가이드라인을 주기 위해 저도 창작자들의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준비해 간다는 거예요. 저희가 가야 하는 방향 안에 있는 것들로요. 그러다 보면 그 아이디어들이 허무맹랑하게 들리더라도 ‘그 콘셉트는 안 돼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또 중요한 건 회의는 농담과 아이디어가 혼재한 상태로 대화하게 한다는 거예요. 그래야 아무나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것은 아지트라이브뿐만 아니라 모든 창작을 위한 미팅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감을 얻는 방법 대한 이야기를 더 해볼게요. 일상에서 얻은 영감을 기록하거나 저장하는 방법이 있나요?
그런 건 따로 없어요. 다만 오래 좋아하고 탐구하죠. 저만의 방식을 공유하자면 처음 콘텐츠를 접할 때 ‘저기서 무언가를 얻어야지’ 하고 보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냥 좋아서 봐야지. 그래서 일단은 그냥 즐겨요. 그리고 좋았던 건 두세번씩 다시 봐요. 두 번째 이후부터는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해서 보는 거죠. 아니 보인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영화를 예로 들면 처음에는 몰입감 자체로 보고, 두 번째부터는 연출자가 해둔 수 많은 장치들, 촬영, 배우의 연기, 프로덕션 디자인이나 조명 같은 것들을 찾아서 보는 거죠. 그런데 저는 전공자가 아니라서 이것을 기술적으로 해석할 능력은 없어요. 다만 어떤 느낌으로 기억해두고 정말 인상 깊었던 것들은 구글링해요. 그러다 보면 그 장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도 하고 운이 좋다면 관련 스태프들의 인터뷰나 작업기 같은 것들이 나오더라고요. 만일 정말 사랑하게 된 작품의 원작이 있다면 그것을 사기도 해요. 그렇게 좋아하다 보면 언젠가는 꼭 써먹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집요한 탐구네요. 이 정도면 따로 저장하지 않아도 되겠어요
이런 짓을 자주 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이 정도로 집요하게 보는 건 정말 좋아하게 되는 첫 번째 사건이 있어야 해요.
저는 창작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은 편인데요. 이들과 술을 마시거나 수다를 떨며 봤던 작품들에 대해 자주 이야기해요. 보통 그들이 봤던 작품 특히 영화, 광고, 뮤직비디오, 만화, 사진, 게임 같은 것이 주제인데 정말 긴 시간을 떠들어요. 특히 좋아하는 장면을 말하면서 술을 마시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어요. “형 이 영화 봤어요? 거기서 죽이는 장면이 있는데…” 이러면서요. 의외로 다큐멘터리들을 좋아하는데 그런 것들도 자주 이야기 해요. 요즘은 넷플릭스에 숨겨진 거 보고 자랑하고 추천하는 걸 좋아해요. 물론 직접 만나서요. 온라인에서 추천하는 건 잘 못하겠더라고요.
영감과 일은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죠
막 연결 지으려는 편은 아니에요. 요즘은 잘 못 쓰지만 아주 오랫동안 일기를 썼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아무도 보면 안 되는 소름 끼치는 일기장. 거기에 그때의 느낌 위주로 굉장히 오그라들게 써두는데요. 거기에는 언젠가 내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시나리오도 있고, 좋아하는 작품들을 접하고 혼자 느낀 감상을 적어둬요. 근데 사실 다시 보면 이때 뭘 보고 이런 걸까 하는 생각을 해요. 가장 중요한 팩트를 안 써서 그런 것 같아요. 언제 누구와 무엇을 봤다 같은. 그래서 그냥 그중에서 기억나는 건 강렬한 거였구나 하고 믿어요.
직접 쓴 시나리오라니! 딴짓은 안 해요?
사실 딴짓 하고 싶지만, 실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적은 시나리오라는 게 거의 제 경험에 과장을 더한 수준이거든요. 거의 다 제 얘기죠 뭐. 저는 뭐랄까... 딴짓을 엄청나게 하고 싶은데 열망만 있지 겁이 많아서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다만 가끔 공익 콘텐츠들은 좋은 마음으로 도와주고 있어요. 왜냐하면 오랫동안 NGO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해서 나름의 의무감이 있달까요. 그래서 ‘청년 세상을 담다'라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요. 공익 언론인 또는 공익과 관련된 업종을 지망하는 학생들이 모여있는 곳인데 저는 영상제작과 관련된 부분을 멘토링하고 있어요.
음, 내 작품은 아니지만, 회사의 브랜드 프로젝트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제 아이디어나 제가 경험한 것을 간략하게 적어둔 시나리오 또는 콘셉트가 녹아드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거로 내 것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해소되기 때문에 영상에 대한 딴짓은 많이 하지 않는 거 같아요.
‘경험'이라는 키워드가 굉장히 중요한 시대 같아요. 경험이 영감의 원천이기도 할까요?
맞아요. 그런데 대학생들을 만나보니 그들은 경험할 시간도 없더라고요. 굉장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여행이 준 게 큰데 뭐라고 딱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여행에서 얻은 것들로 가면 사실 할 말이 엄청 많아요.
브레드에게 영감이 되었던 여행지는 어딘가요
저는 방콕에 자주 가는데 배우는 게 참 많아요. 더운 나라 특유의 느린 감성도 있고 큰 도시라서 분주함이 공존하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요. 관광지가 가진 이미지도 있어서 복합적인 문화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다시 무언가를 선택한다면 거대한 자연을 봤던 남미에서 느낀 것들이 더 많아요.
그래도 음악 회사인데 여행지에서 영감을 줬던 음악을 얘기해 볼까요
여행지와 관련된 음악 듣는 걸 좋아해요. 남미 여행 중 ‘삼바’ 축제를 꼭 가보고 싶어서 일정을 맞춰 리우데자네이루에 갔어요. 그곳에 코파카바나라는 해변이 있는데, 도착하자마자 Barry Manilow - Copacabana를 들었어요. 가사에 담긴 스토리가 있는데 ‘혹시 그 스토리는 이곳에서 일어난 일일까?’를 상상하면서 들으니 재미있더라고요. 거기서 다시 해변을 걸어 나가면 이파네마 해변이라는 유명한 곳이 나와요. Antonio Carlos Jobim - Girl From Ipanema는 많이들 아실 것 같은데 이곳에서 들으면 더 황홀한 어떤 게 있어요. 이 곡이 이 장소에서 영감을 받았겠지 생각하다보면 더 좋더라고요.
다들 아는 명소 중 하나인 예수상의 반대쪽에 ‘빵산'이라고 부르는 슈거로프 산(빵 데 아수카르)이 있는데요. 여행지에서 노을 보는 걸 좋아해 예수 상이 보이는 이 곳에서 해가 떠 있을 때 올라가 야경까지 봤어요. 그때는 Antonio Carlos Jobim - Corcovado를 들었어요. 왜냐하면 예수상이 있는 산 이름이 코르코바도거든요. 어떤 관련이 있는지까지 찾아보지 않았지만 혹시 이 풍경과 관련 있는 스토리일까 상상하면서 들었죠. 그게 또 그렇게 꿀잼이에요.
브라질에서만큼은 호스텔을 나와 길을 옮길 때마다 Antonio Carlos Jobim - Wave를 들었어요. 정말 매일매일이 황홀한 시간이었죠.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브라질로 떠나신 한국의 보사노바 뮤지션 나희경 님이 떠올라서 그녀의 음악을 리우에서 열심히 들었어요.
페루에서는 왜 그랬는지 쿠쿠루쿠쿠 팔로마 영화와 벨로주(이분은 브라질 사람일 거예요)의 음악을 듣게 됐어요. 그리고 음악은 아니지만 거대한 지상화로 유명한 나스카를 지나는 버스 안에서는 그레이엄 헨콕의 <신의 지문>을 읽었죠. 그 내용이 페루와 볼리비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사라진 문명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미 읽었던 책이지만 현장에서 읽으니 몰입감이 엄청 나더라고요.
너무 가고 싶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가지 못한 볼리비아에서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브레이킹베드>의 OST로 알게 된 The Peddlers - On a clearday를 들었어요. (이 연관성은 그냥 <브레이킹베드>가 한 화학선생님이 마약을 만드는 이야기라 떠오른 것 같아요)
방콕에는 거의 매년 가는데 이상하게 갈 때마다 예전에 듣던 음악들을 듣게 돼요. Creed, Def Leppard, Metallica, Smashing pumpkins 이런 음악들이요.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태국의 어지간한 펍들은 라이브하는 공간이 있고 그곳에는 커버곡을 하는 밴드들이 있어요. 때로는 Oasis, Coldplay의 유명한 곡들이 흘러나오지만 한국 상점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위에 말했던 밴드들의 음악이 흔하게 연주돼요. 그게 저에게는 음악때문에 아주 즐거웠던 과거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줘요.
“제가 살며 느낀 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을 수도 없이 해야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 저를 찾아왔을 때만큼은 경험들을 최대한 연결하면서 일하려 애써요”
브레드에게 여행의 경험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딴짓이 일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세요?
딴짓이라기보다 저는 좋아하는 것을 일에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굳이 그 두 가지를 분리할 필요가 있을까요. 예를 들면 제가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이전에 딩고라는 회사에서 일할 때 ‘포스트잇’ 광고 시리즈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저희 엄마랑 ‘포스트잇' 때문에 있었던 일들이 매우 큰 도움이 됐어요. 짝사랑이나 실연의 경험이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도움이 되는 것처럼요. 틀린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제가 살며 느낀 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을 수도 없이 해야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적어도 하고 싶은 일이 저를 찾아왔을 때만큼은 제가 했던 딴짓이었던 경험들을 최대한 연결하고 녹이면서 일하려 애써요.
브레드는 음악이 왜 좋으세요?
오, 어렵네요. 음… 시각적인 것들은 소리로 완벽해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트래킹을 하다가 엄청 고요한 산에 들어서면 바람 소리가 들리잖아요. 저는 그 소리 덕분에 풍경이 완벽해진다 생각해요. 그리고 다들 이런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버스를 타고 가거나 차를 타고 가다가 노래가 흘러나오면 같은 풍경도 다르게 보이잖아요. 저는 뮤직비디오도 거기서 시작된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 경험들에서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요.
좀 더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하면 저는 영화관에서 나왔을 때 그 영화의 OST를 무조건 찾아봐요. <시카리오>라는 영화를 봤다면 알겠지만, 그 음악들은 정말이지 절대 따로 들을 수 없거든요. 그런데 그 소리들(또는 음악들)이 영화와 합쳐지면 정말 완벽해져요. 요한요한슨이 대단하다는 의미일 수 있지만요. (<컨택트>의 음악도 완벽했죠) 그리고 맛없는 음식도 좋은 분위기와 좋은 음악이면 어느 정도 용서하고(?) 식사를 하잖아요. 그런 것 같아요. 귀로 들리는 것들이 다른 감각들을 조금 조종한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좋아요. 꼭 설명을 해야 한다면 이렇다는 거고 어릴 때부터 엄마가 음악을 좋아해서 많이 들려주셨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좋아졌어요. 사실 좋은데 이유 있나요 그냥 좋은거지.
브레드가 스페이스오디티에서 준비하고 있는 다음 일은 뭘까요?
시대를 앞서간 음악을 발굴하고 현재 좋은 음악성을 가진 뮤지션에 의해 재해석하는 ‘디깅클럽서울 시즌 2’를 준비하고 있어요.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하반기에도 ‘아지트라이브 시즌 2’를 계속 보여드릴 것 같아요. 그 밖에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지만 아직은 기획 초기라 구체적인 이야기는 애매해서 이 정도만 말씀드릴게요. 마지막으로 새롭고 참신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 좋은 광고주를 모십니다 ㅎㅎㅎ
마지막으로 브레드가 아닌 홍영표의 우주에서 탐험하고 싶은 건 뭔가요?
전 정말 진지하게 다큐멘터리를 꼭 만들고 싶어요! 제 역량이 되지 않지만 <차마고도>나 <누들로드>를 재미있게 봤고 뭔가 근원을 찾아가는 형태의 다큐들이 좋아요. 제가 최근에 인상 깊게 봤던 다큐는 SBS스페셜 <THE람쥐>예요. 그밖에도 <말리>,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조지 헤리슨> 처럼 한 사람을 깊게 조명했던 다큐들도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언젠가는 그런 다큐를 꼭 해보고 싶어요. 정말이지 언젠가는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