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플리는 어떻게 20대를 점령했는가
웹, 모바일 콘텐츠에도 연말시상식이 있다면 이 곳이 상을 휩쓸지 않았을까. 2017년 가장 놀라웠던 콘텐츠 중 하나. 줄여서 '연플리'라고 불리는 웹 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특히 10-20대 사이에서 연플리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연플리는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0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약 150만명, 전체 작품으로 봤을 때 국내에서만 3억 조회수, 해외까지 포함하면 5억 조회수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가지고 있다.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한 편에 10분이 채 안되는 짧은 영상으로 까다로운 20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연플리의 박태원 CEO, 이슬 CP와 함께 연플리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모바일 콘텐츠에 대해 들어보았다.
[LIFTOFF] EP.05 - "연플리는 어떻게 20대를 점령했는가" by 연애플레이리스트 박태원CEO / 이슬CP
플랫폼의 변화
돌이켜보면 누구나 일요일 아침마다 TV를 켜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던 때가 있었고, 모두가 기억하는 드라마나 예능이 있었어요. 디지털 시대로 오면서 그런 것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모래시계가 유행했을 때는 거리에 사람들이 없었거든요. 다들 TV 보기를 원했었고, 다음 날 친구들이랑 얘기를 나눴죠.
추억의 모래시계와 디즈니 만화동산
이제는 그런 문화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누구나 스마트폰,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서 소통이 되고 공유가 되는 시대예요. 저희 연플리는 기기가 변하고 플랫폼도 변화했지만, "콘텐츠가 변화했을까?"란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모바일에 알맞은 콘텐츠
뭔가가 성공하고 나면 그게 왜 잘됐는지를 의도하고 보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만들 때는 그런 걸 의도하고 만들었던 것 같진 않아요. 그런데 끝나고 나서 팀원들끼리 얘기를 많이했어요.
1) 보게 만들 것
모바일 핏Fit이라는게 분명히 있는 것 같고, 그게 여러가지로 나눠지는 것 같아요. 첫번째로 일단 모바일에서 가장 중요한건, 보게 만들어야한다는 것. '내가 작정하고 이걸 봐야겠다'가 아니라 지나가는 수많은 컨텐츠 중에서 보게 만들어야 하는거잖아요, 그래서 후킹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초반 30초를 위해 작가와 연출이 얘기를 많이했어요.
2) 남게 만들 것
두번째는 많이 보게 만들었다면 콘텐츠가 많이 남게 만들어야하는데, 그게 공유랑 댓글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언제 댓글과 공유를 많이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게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움직일 때라고 생각해요. 수치가 나오고 똑똑한 글들이 나왔을 때가 아니라 감정이 확 움직이는 콘텐츠를 봤을 때. 저희 팀이 가장 신경 많이 썼던게 그 감정을 어떻게 전달할수 있을까였는데 그중 하나가 음악이었어요. 이걸 스페이스오디티에서 많이 도와주셨는데, 음악은 짧은 모바일 분량 안에서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좋은 장치예요.
3) 스토리
스토리적인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드라마 끝나면 그런걸 많이 내보내잖아요, 드라마스페셜. 1화부터 16화까지 모아서 만드는 화인데, 그걸 전문적으로 만드는 일을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이해가 안가는 거예요. 1시간 안에 다 이해하고 움직일수 있는 콘텐츠를 왜 16부작으로 봐야할까. 그런 내공 같은 것들이 쌓여서 기승전결을 치밀하게 짜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연플리 소재의 발견
저희 팀이 다른 점은 저희가 뭘 좋아하는지보다 10대 20대가 뭘 좋아할지를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왜 웹드라마를 했냐는 질문을 많이 주시는데, 요즘 1020 세대가 드라마를 잘 안보잖아요, 그런데 웹툰은 많이 봐요. 그럼 분명히 모바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그 세대가 스토리적인 갈망 같은게 있을거라고 느꼈어요. 그 스토리를 10-20대들이 바라는 소재로 짜면 좋지 않을까 해서, 자료 조사도 많이 하고 보조작가나 젊은 친구들에게 얘기를 많이 듣고 전체적인 줄기를 짜려고 하는 편입니다.
클릭하게 만드는 썸네일
유튜브 생각해서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저희도 썸네일을 여러가지를 실험해봤어요. 그런데 통하는거는 일단 제목이 후킹이 잘되고, 그 제목을 통해서 내가 뭔가 얻을수 있을만한 것이어야되고, 그 썸네일에 나온 사진이 인물에 클로즈업된 얼굴일때 가장 많이 클릭하는 것 같아요.
대중을 위한 콘텐츠
저희 플레이리스트는 예술을 하는 집단이라기보단 대중문화를 만드는 집단이라고 생각해요. 그 차이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저희 생각에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시청자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 콘텐츠를 좋아할까, 행복할까를 한번 더 생각해요. 이걸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것 보다는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잘 찾아볼 수 있도록. 콘텐츠의 줄기를 짤 때, 공유하고 공감하는 포인트들이 있을텐데 그런 것들을 시청자들을 좀 더 배려해서 배치하고 있고, 대중문화라는 포인트 자체는 저희가 놓치지 않으려고 할 것 같아요. 저희는 콘텐츠 하나를 만들더라도 소수가 아닌 대중을 위해서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같아요.
연플리의 데이터 마케팅
저희는 데이터를 많이 보려고 하고 있어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나 저희가 운영하는 채널의 데이터를 많이 보는데, 시청자의 반응 중에 정성적인 반응들이 있어요. 그 댓글들을 많이 보면서 주로 나오는 포인트들을 정리하고, ‘개선할 부분은 무엇일까’ 스터디를 해요. 정량적인 부분도 많이 보려고 하는 편인데요, 첫 번째로는 ‘영상이 올라오고 나서 한 시간 내의 조회수가 얼마까지 다다르나?’ 그리고 ‘백만 조회수까지 가는데 몇 시간이 걸리나'를 계속 보는 편이에요. 그게 저희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기다렸는지, 얼마나 빨리 전파되는지를 대변해주는 것 중 하나기 때문에 콘텐츠가 올라온 즉시 나오는 효과에 대해서 분석을 하는 편이에요.
앞으로의 연플리
저희가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청자가 있을까 없을까, 시청자가 무엇을 좋아할까란 기준인 것 같아요. 플랫폼이야 시청자가 있는대로 바꿔나가면 될 것 같아요. 드라마도 결국은 연애물인 '연플리'같은 대표작이 있다면, '옐로우'만 하더라도 사실은 약간의 밴드물과 연애가 조합이된 콘텐츠고, 앞으로 다른 장르까지도 확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게 나중에 예능이 될 수도 있고, 영화가 될 수도 있고.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들이 있을텐데 그 중에서도 '시청자들이 무엇을 좋아할 것인가'와 '저희가 잘할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본 다음에 올해(2017년)는 드라마에 집중을 많이했다면 내년부터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 연플리의 다음 드라마 '이런 꽃 같은 엔딩'의 OST에도 스페이스오디티가 함께 합니다. 이번 OST에는 역주행의 아이콘 #윤딴딴, 안테나의 비주얼 고막여친 #권진아, 그리고 오스트 여왕 #에일리 가 참여합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